2023년 영화 베스트 TOP 10 (꼭 봐야할 영화)

2023년 영화 베스트 TOP 10 (다시봐야할 영화)

1. 플라워 킬링 문 (마틴 스콜세지)

80세의 나이에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니! 오세이지족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로, 영화 초반에는 스콜세지의 범작이라고 생각했지만, 중후반을 거쳐 엔딩에 다다르면서 거대한 망치를 얻어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3시간 반이라는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버릴 장면이 단 하나도 없으며, 마지막 엔딩 시퀀스는 정말 실험적이었습니다. 스필버그처럼 스콜세지 또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거장임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2. 파벨만스 (스티븐 스필버그)

스필버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영화에 대한 영화, 영화 사랑에 대한 영화입니다. 누구나 하고 싶어하고 따라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아무도 만들 수 없는 이야기를 스필버그가 직접 보여준 작품입니다. 누군가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파벨만스라고 답할 수 있을 정도로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3. 이니셰린의 밴시 (마틴 맥도나)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고 정말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좋아했던 영화입니다. 마틴 맥도나의 각본은 정말 훌륭하며, '친했던 친구가 갑자기 절교를 선언했다'는 단순한 문장이 어떻게 이렇게 은은하고 잔잔하게 미친 인간들의 이야기로 확대될 수 있는지 정말 놀라웠습니다.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인 배리 키오건을 정말 잘 쓴 영화이며, 그 외에도 주조연들인 콜린 패럴, 브랜던 글리슨, 케리 콘돈 누구 하나 빠질 데 없이 완벽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4. 괴물 (고라에다 히로카즈)

사카모토 유지의 각본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이 유려하게 잘 융합된 작품입니다. 퀴어 영화사에 획을 그은 작품이며, 퀴어적이며 그것을 옆으로도 뒤로도 피하려 하지 않고 아주 곧게 받아쳐낸 영화입니다. 고레아다 히로카즈의 역작이라기보다 사카모토 유지의 역작이라는 말을 하고 싶을 만큼 각본이 좋았습니다.

5. 오펜하이머 (크리스토퍼 놀란)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이자 기대작이었던 영화입니다.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며, 크게 3가지 시점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전기 영화의 틀을 잡고 진행되는 듯하지만, 그보다 더 멀리 혹은 가깝게 카메라를 이동시키며 오펜하이머라는 인간의 내면과 그를 둘러싼 다양한 집합들을 화면비 변화 등 다양한 변주를 주며 보여주면서도 스릴러 장르의 기법을 충실하게 따릅니다.

6. 애프터썬 (샬롯 웰스)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었을 때부터 개봉 직후까지 쭉 화제를 끌고 있었던 영화입니다. 샬롯 웰스 감독의 놀라운 데뷔작이자, 감독 자신이 아버지와 겪었던 실화의 일부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아버지와 딸에 관한 이야기'라는 단순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접근 방식은 그렇게 평평하지 않고 몹시 신기하고도 기이한 영화입니다.

7.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저스틴 K. 립스)

오랜 시간 기다린 '스파이더-버스'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갈아 넣은 영화로, 본격적인 스파이더-버스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전작의 장점들이 배가 된 작품이었습니다.

 

2023년 영화 베스트 10 (다시 봐야할 영화) - 후반부

8. 타르 (토드 필드)

북미권에는 2022년에 개봉했지만, 국내에서는 2023년 2월에야 만나볼 수 있었던 영화입니다. 케이트 블란쳇, 니나 호스, 노에미 메를랑이 출연하였으며, 케이트 블란쳇은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음악 영화도 전기 영화도 아닌, 묘하게 삶의 민낯과 불편한 감정들을 꿰뚫고 건드리며 진행되는 이 영화로 케이트 블란쳇은 어떤 정점을 이루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9. 다음 소희 (정주리)

<도희야>를 연출한 정주리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올 한 해동안 압도적인 찬사를 받은 영화입니다. '전주 콜센터 실습생 사건'이라는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김시은과 배두나의 케미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주제가 가지는 폭력성, 혹은 사회적 파급성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제작한 게 여실히 느껴지는 연출과 각본이었습니다. 감독의 말대로, 소희의 현실은 우리 모두의 현실이기에.

10. 콘크리트 유토피아 (김성호)

대종상과 청룡상 수상에 빛나는 올해의 한국 영화 중 하나입니다. 전형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물에 충실하며, 세계의 멸망 이후 버려지다시피한 사람들의 삶을 그리는 작품이었으며 호평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습니다. 으레 예상되는 한국형 재난물의 서사에서 조금 비켜나마녀 다양한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면모를 살린 수작입니다.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결국 선에 치우친 인물들이 생존하는 결말이 좋았습니다. 간만에 극장에서 즐길 만한 한국 상업 영화가 등장했다는 생각이 들어, 관람 중에 연신 가슴이 두근거렸던 작품입니다.

그밖에 기억에 남는 영화들

• 서울의 봄 (김성수): 한국의 근현대사를 알고 혹은 그 격동의 시기를 지내온 한국인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역사적 실재가 있기에 이 영화가 주는 울림과 파급력은 상당하다.
• 너와 나 (조현철):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기이한 영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애틋한 감정과 화가 나는 감정 등 모든 것이 응집되어있었기에 몹시 좋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불호의 지점들이 있었기에 순위로는 꼽지 못했다.
• 바빌론 (데미언 셔젤): 관람 당시에는 굉장히 인상 깊었으며 그의 역작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으나, <파벨만스>를 이후에 봐서인지 '영화에 관한 영화'에 대해 고민하는 지점이 다소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곱씹을 수록 더 밑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마고 로비를 보는 것이 내내 즐거웠고, 무성영화와 유성영화의 아주 심한 과도기적 면모를 다른 각도로 들여다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이상 2023년 개봉된 영화 중 꼭 봐야할 영화 베스트 TOP 10을 꼽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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